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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 교육도 양극화 심화…약자들에 더욱 가혹한 재난
관리자 . 2020.11.30
2020 아시아미래포럼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팬데믹과 불평등’ 기조강연
성장률 하락 고통 취약층 집중
여성·청년 일자리 더 많이 줄어
원격수업 뒤 학력 격차 커지고
식당·상점은 재택 근무도 못해
’팬데믹과 불평등’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은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팬데믹과 불평등’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은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재난은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며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 코로나19의 숨은 영웅으로 칭송받던 택배 노동자들의 잇따른 과로사가 그 증례다. 간병인, 콜센터 직원 등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도 위태롭다. 제11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팬데믹과 불평등’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재난이 심화시킨 불평등을 나라 안과 밖의 비교를 통해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지난 6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4.9%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고통이 저숙련 저학력의 취약계층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감염병을 겪은 이후에는 어김없이 불평등이 깊어졌는데 코로나19는 훨씬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인 버니 샌더스의 말대로 “억만장자들에게 코로나 창궐은 남의 일이지만 결국 코로나의 직접 피해자는 서민들”인 셈이다.

재난으로 인한 고통과 불평등은 경제적 측면에 그치지 않고 교육, 근무환경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지난 7월 실시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코로나19와 교육’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공교육 현장의 암울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학교에서 대면수업이 원격수업으로 대체되면서 계층간 학력 격차도 악화되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취약계층에게 돌아갈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지만, 산업별, 직종별 편차는 상당히 크다. 정보산업, 금융분야는 재택근무가 활발해 노동자의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여가시간의 상승, 생산성 향상 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반면, 음식숙박업, 도소매 분야 등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출근을 해야 한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가 심각한 미국과 유럽의 경우 임금수준별로 상위 10%는 67.9%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반면, 하위 10%는 28.6%만이 재택근무를 하는 등 격차가 심각하다”며 재택근무의 양극화, 불평등을 짚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이 남성보다 여성, 그리고 청년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되는 대목이라고 말한다. 여성과 청년층 노동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든 회원국에서 ‘위험’ 직업군에서 일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실제 2~4월 취업자 수 감소폭을 보면 여성 62만명, 남성 40만명으로 여성의 피해가 더 크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음식, 숙박, 도소매업 종사자등 주로 여성이 많은 분야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로 보육시설과 학교가 폐쇄되자 여성들의 육아 부담이 더 높아졌다.

한국은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큰 불평등에 직면해왔다. 이 이사장은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 등 노동시장의 불평등 해소, 교육 불평등 해소, 토지공개념 확립, 보유세 강화 등이 시급하다”며 이번 기회를 한국 자본주의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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