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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시스템은 잊어라…이젠 연대의 시대
관리자 . 2020.11.30
2020 아시아미래포럼
팬데믹 이후의 세계: 연결에서 연대로

OECD “더 나은 재건”
성장·효율 우선 경제, 큰 비용 초래
삶의 질 높이는 ‘사람 중심 회복’을

WEF “거대한 재설정”
공정한 시장과 평등 증진 투자를
공익 위해 4차 산업혁명 활용도

국내 연구자들 “초회복”
과거와 전혀 다른 사회 상상해야
기본소득 도입하고 연대적 공존을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이 ‘과거로의 회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나은 재건’(Building Back Better)이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초 펴낸 ‘더 나은 재건’이라는 제목의 정책 보고서에서 이렇게 제안했다. 이 보고서의 열쇳말은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이다. 보다 회복력 있는 경제는 지속가능한 관행으로의 전환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오이시디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장기적인 회복력보다 단기적인 성장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 원칙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며 포용성을 높이고 불평등을 줄이는 ‘사람 중심의 회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경제 회복 과정에서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넷제로)를 위한 장기적인 목표도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슷한 시기, 세계경제포럼(WEF)도 비슷한 취지를 담은 어젠다를 내놓았다. ‘거대한 재설정’(Great Reset)이라 명명한 ‘포스트 코로나’ 회복 전략이다. 이 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은 보다 건강하고 공평하며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세상을 재설정할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기회로 삼자는 제안이다. 슈밥 회장은 △보다 공정한 결과를 보장하는 시장 △평등·지속가능성과 같은 공유된 목표를 증진시키는 투자 △건강과 사회 문제 해결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4차 산업혁명 혁신의 활용을 ‘거대한 재설정’의 세 가지 요소로 제시했다. ‘거대한 재설정’은 세계경제포럼의 2021년 연차총회(다보스포럼)의 주제이기도 하다.

 

‘더 나은 재건’과 ‘거대한 재설정’ 어젠다가 공통으로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코로나 이전의 시스템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존 사회·경제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났는데, 그 문제투성이 시스템으로 그냥 돌아가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인식이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전 지구적 위기의 가능성을 줄이고 재난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과거와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 내에서 진행중인 ‘더 나은 재건’ 캠페인을 소개하면서, “리서치 업체의 여론조사 결과 영국 국민 중 코로나 이전과 같은 경제 시스템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사람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캠페인은 보건과 사회복지에 대한 투자 확대, 불평등 해소, 양질의 일자리 창출, 미래의 팬데믹과 기후위기의 위험 완화 등을 위한 ‘공정하고 친환경적인 경제 재건’을 요구하고 있으며, 노총과 상공회의소는 물론 종교계, 환경단체, 구호단체 등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 350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혁신적인 정책 연구자들이 ‘초회복’ 전략을 제안하고 나섰다. ‘다음 세대 정책실험실’을 표방하는 민간 싱크탱크 ‘랩(LAB)2050’이 기획한 책 <코로나 0년 초회복의 시작>에서다. 집필에 참여한 19명의 연구자들은 “과거와 똑같은 형태로 회복해서는 절대로 좋은 삶을 구현할 수 없다. 전혀 다른 사회를 상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회복은 운동으로 손상된 근육을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저자들은 초회복의 미래를 만드는 비전으로 △자유안정성과 기본소득 체제 △자아실현적 동기부여와 적극적 시민 △디지컬라이제이션(디지털화+지역화) △연대적 공존을 꼽는다.

 

‘더 나은 재건’과 ‘거대한 재설정’, ‘초회복’은 모두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의 방식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세계의 사회·경제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제안이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도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탐색해 보는 노력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팬데믹 이후의 세계: 연결에서 연대로’를 주제로 12월2~3일 이틀간 국내외 석학들이 머리를 맞댄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서로 의존적이고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연결된 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에 있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아시아미래포럼은 공생을 위한 연대의 한 방식으로 기본소득을 담론의 장에 올린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경제적 안정성과 자신의 삶을 선택할 자유를 주는 대안적인 분배체계다. 현재 경기도에서 농촌지역 1곳의 모든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정책의 효과를 살펴보는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이 준비중이다.

포럼에서는 빈곤 퇴치를 위한 현장실험 기법을 도입한 공로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기조강연(팬데믹 이후 빈곤 퇴치를 위한 사회실험)에 이어 ‘코로나, 재난기본소득, 그리고 이후’를 주제로 원탁토론이 진행된다. 원탁토론에서는 기본소득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가이 스탠딩 영국 런던대 교수가 기조발제를 한다.

마리아나 마추카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치 창조자로서의 공공의 역할과 혁신에 관한 통찰’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인도의 에코페미니즘 사상가인 반다나 시바 과학·기술·생태학 연구재단 설립자는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의 젠더 문제에 대한 통찰을 들려준다.

 

이종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jk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코로나 이전 시스템은 잊어라…이젠 연대의 시대 : 헤리리뷰 : 경제 : 뉴스 : 한겨레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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